본래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일이지만,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다.
제1군수지원 사령부(이하 1군지사)에서는 매 분기마다 한번씩 ‘특급 전투원’ 을 선발한다. 상급도 아니고 1급도 아닌 특급이니 만큼, 특급의 대우가 따르긴 한다. 모든 평가에 합격점을 받으면, 그 즉시 사령관 표창 및 메달과 함께 집으로 달려가게 된다. 확실한 것은 7박 8일 이상의 포상휴가가 주어진다는 것인데, 이게 9박 10일이라는 말도 있어서 분명하지가 않다.
여하튼, 본의 아니게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합격 기준이다. 2분의 시간이 주어지며 그 시간동안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각각 72개, 84개씩 해야만 한다. 내 경우는, 본디 러너로 출발했기 때문에 윗몸 일으키기에 대한 부담은 없다. 복근은 한계 이상으로 오래 달리면 자연스레 단련된다. 문제는 팔굽혀 펴기다. 난 10개만 하면 머리에 피가 쏠려서 못해먹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의 모든 체력 검정(학창시절이나 훈련소)에서 난 모두 특급점을 받아왔다. 그도 그럴것이 거기에서는 대충 팔만 깔짝깔짝 거리면 되는 것이니, 기본 체력이 충분한 나로서는 못 할 것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번엔 위기다. 1대1로 마크하는 부사관들이 정확한 자세가 아니면 카운트를 하지도 않거니와, 이미 겪어본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참모장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참모장 입장에서는 어떤 정해진 규정이라는 것이 없는 거다. 그냥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마음에 안들면 한마디 툭 던지는 거다.
네가 몇 개를 했건, 자세가 좋았건 나빴건 관계 없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다. 넌 출발점으로 순간이동 해서 다시 시작하는 거다. 물론, 시간은 되돌려 주지 않는다. 네가 1분 50초가 남았건, 10초가 남았건, 넌 리셋된 그 순간의 시간만큼 남은 거다.
쉽지가 않았다. 취약 부분이던 팔굽혀 펴기를 5월 16일부터 매일 200개씩 했다.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아니, 가슴보다 삼두가 찢어질 것만 같다. 이런 빌어먹을. 아직도 울분이 남았다.
동 기중에 ‘특수 체육학과’인 녀석이 있다. 특공 무술만 7년을 한 이 놈은, 1분에 50개를 하고도 여유있다. 그래, 니놈들은 선택받은 겨, 난 짐승이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니눔이 농구공에 완수를 날려 손가락 연골이 터지지만 않았어도 니가 나갔어야 할 쌩 노가다를 왜 내가 하고 있냐는 말이다.
선택의 기회는 이미 박탈당했고, 그곳에서 난 한 방에 50개를 했다. 2분 중에서 40초 정도가 남은 것 같다. 난 22개만 더 하면 된다.
10개를 더 했다. 남은 건 12개. 팔이 정말 찢어질 것 같다. 3개씩, 2개씩, 덜덜덜덜 떨면서 올라왔다. 그렇게 70개.
남은 두 개는 이제 때려 죽여도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아수라, 팔굽혀 펴기는 패스다.
윗몸 일으키기는 자신 있다. 1분에 60개도 넘게 하던 나니까. 1분에 40개씩 2분 동안 하면 80개가 아닌가.
옘 병, 어깨를 붙이랜다. 팔꿈치가 몸 가운데로, 즉 누웠을 때 하늘로 몰린 상태에서는 어깨가 안으로 몰려서 바닥에 붙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깨를 붙이려 팔꿈치를 벌리면, 무릎을 찍기가 힘들다. 요컨대 내려갈 때는 팔을 벌리고, 올라올 때는 팔을 모아야 한다.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런 방식으로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속도를 내려고 바둥거리면, 허리가 들린다며 리셋된다. 결국, 정식 자세로는 80개를 넘기는 것이 정말 힘들게 되는 거다.
60개 정도 했을 무렵, 난 완벽한 시간 배분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난 처음과 같은 속도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고, 남은 시간도 충분하다고 생각 되었다. 그 때, 참모장이 말했다.
말은... 정말 쉽다. 뱉어버리면 그만이니까. 군대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죽어 있을지도 몰라. 난 침착했다. 그럼 92개를 해버리면 되는 거잖아.
80개를 했을 때, 이건 아니라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여기에서 더 움직일 수는 없다. 이제는 한계다. 아마 5개 정도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2개는 무리야. 이렇게 어이없이 떨어지는 건가? 조금, 분노했다.
2개를 더 해서 82개를 모두 채웠을 때, 난 이미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난 합격했는데, 옘병 재수가 옴 붙어서 떨어졌노라고. 그 때, 내 앞에서 카운트를 하던 하사가 말했다.
“자, 2개만 더!”
난 침착했다. 의미를 깨달았다. 이 양반은 내 자세에 문제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2개를 더 한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난 합격이구나. 2개 까짓거 시원하게 해주마.
2개를 더 하니 버저비터로 끝이 나 버렸다. 평가관에게 하사가 말했다.
“84개”
1.5km 는 전공이라고 생각하는 종목이다. 1등을 바라고 뛰지는 않는다. 내 앞에 아무도 없다면 첫 번째로 들어오는 것이고, 앞에 누군가 있다면 그 놈과 1, 2초 차이로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 100m 라면야 1초 사이에 수천여명이 있겠지만, 1.5km는 다르다. 그 1초 따위는 물마시다 늦었다고 얼버무리면 돼.
1.5km와 1,500m 의 차이는, 질주와 역주의 차이다. 그리고 난 질주를 할 수 있기를 바랬다.
특급 전투원 선발에 참여한 사람은 간부 11명을 포함해 총 84명. 42명이 한 조가 되어 1.5km를 뛰게 된다. 옘병 42명이라니. 마라톤이야?
출 발 소리와 함께, 한 명이 역주했다. 아니, 폭주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페이스는 무너진다. 다 같이 폭주하고 있다. 난 슬로우 스타터다. 그래도 나름 폭주 흉내라도 냈다. 반환점을 돌 무렵, 몸이 풀렸다. 그리고 호흡은 한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어차피 익숙한 느낌이었다. 이때부터는 질주했다. 1위 그룹과 8m 정도 차이. 이 정도면 격차는 5초 내외다. 버리자. 어차피 5분 44초 이내에 들어오면 합격이다. 순위는 기록되지 않는다. 합격과 불합격만이 가려질 뿐.
점심은 꼬리곰탕이었다.
오후는 생각지도 않았던 화생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MOPP 4단계를 8분 안에 모두 완료하는 것이 합격 기준이었다. 이따위 것, 전투력 측정 때 여유 있게 클리어 하지 않았던가. 문제는 운영용 창고에서 아무거나 하나 집어온 보호의에 단추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다. 빌어먹을.
화생방 보호의는 상의와 하의를 연결하는 똑딱이 단추가 허리쪽에 세 개가 있다. 이것을 똑딱똑딱 채워야만 어디가서 ‘나 보호의 좀 입었어’ 라며 거들먹거릴 수 있는 거다. 옘병할 단추가 가운데가 하나 없잖아. 등쪽에 달린 단추라, 보호의를 입을 때는 항상 손가락의 감각으로 단추를 채우게 된다. 이 망할 단추가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다. 다시 벗었다 입을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당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버저비터와 함께 동작을 완료했다. 물론 단추는 얼버무린 채로.
합격은 했다. 병주고 약주고군. 이건 운이 아냐. 애초에 병을 준 것도, 약을 준 것도 그놈이 그놈이거든.
두 번째 화생방 시험은, 알파 단계에서의 15초 이내 방독면 착용, 핵 공격 시 복지부동, 그리고 구술 평가였다.
알파 단계 역시, 목줄을 조여야 한다는 걸 깜빡해서 급하게 조이다가 방탄 턱 끈 잠그는 것을 잊어버렸다. 이게 복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목줄을 목에 빙빙 감다가 턱끈이 목줄에 껴서 꼭 잠긴 듯한 형상이 되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허무하게 끝날 뻔 했다. 구술이야 밥이 있는데, 대충 끼워 맞춰서 얼버무렸다. 그래서 또 합격.
주간 사격은, 입사호 10발, 엎드려 쏴 10발, 표적은 실거리에 랜담이었다. 후우. 사격이라면 독수리의 눈을 가진 내게 부담 없는 종목이다. 적어도 사로에 들어가기 전 까지는 그랬다.
서곡 사격장은, 이 망할 놈들이 제초작업을 하나도 안했다. 우거진 밀림 사이로 튀어나오는 국방색 표적. 어이가 없구나.
독수리의 눈을 가진 난, 100사로와 250사로를 모조리 정복했다. 그리고 200사로에서 좌절했다. 이 썩을 표적이 맞질 않는 거다. 처음 두 방은 정조준, 다음부터는 하?상?좌?우 1클리크씩 움직여서 겨냥해 한 발씩 쏴 봤는데 죄다 실패였다. 이건, 맞힐 도리가 없다. 어쩌면 맞았는데 안 넘어갔는지도 모른다.
금장은 18발, 은장은 16발, 난 14발이었다. 그것도 한 발은 기계 오류로 13발이 되어버렸다. 이런 썩을.
15발과 14발을 맞힌 놈들에게 재사격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놈들 중 2명이 18발과 17발을 쏴서 합격했다. 그 놈들 중 17발을 맞힌 놈은 체력검정에서 이미 떨어진 놈이었다.
야간사격은 당일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히 떨어진 위치에 있는 표적에 금장은 8발, 은장은 6발을 맞히면 되는 거였다. 훗. 난 이미 마음을 비웠지. 그리고 2발을 맞혔다. 18발을 맞혔던 녀석도 2발을 맞혔다.
84명 중, 나와 같이 갔던 우리 중대의 육사 출신 중위 한 명만 특급 전투원 금장을 달 수 있었다. 이 양반은 주간/야간 사격에서 각각 19발, 9발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나에게는 야간 사격에서 측정관이 자신의 친구라는 말도 덧붙였지만 말이다.
이제 행군인가.
난 이미 떨어졌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82명 역시. 이렇게 되면 행군은... 1명이서 하는 건가?
그들은 행군 인원을 만들기 위해 달콤한 제안을 제시했다. 이번에 합격한 과목은, 3/4분기에서 합격한 것으로 해주겠다는 것이다. 즉, 내 경우는 사격만 하면 되는 거다. 만약 이번에 행군을 해버린다면.
솔직히 행군, 걷기만 하면 된다. 예정된 거리는 25km. 식은 죽 먹기다.
그렇게 해서 28명이 꼬임에 넘어갔다.
규정된 군장의 무게는 12kg 이었다. 그리고 내 군장의 무게는 약 6kg 이었다. 그쪽에서 요구한 물품을 죄다 집어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도 절대 12kg이 나올 수 없는 물품들이다. 오히려 12kg이 넘게 나온 놈들이 수상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깐깐한 평가관들은 군장에 머리통 반만 한 짱돌을 집어넣었다. 이런 비벼먹을 놈들이...
군장 검사가 끝나고 우리가 출발한 시간은 24시 5분. 우린 대략 5시 까지 행군을 완료하면 된다는 평가관의 “계획”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행군은 1시간에 4km를 가니까, 이 경우에는 일반 보다 대략 3클리크 정도 빠르게 가면 되는 거였다. 코스는 사령부를 넓게 한 바퀴 도는 거였는데, 한 바퀴에 대략 5km 정도였다.
71정비 였던가, 상당히 단신인 나보다도 더 쥐알똥 만한 하사가 하나 있었다. 물론 이 놈은 이미 예전에 떨어진 놈이다. 체력 검정에서.
행군이 시작되자, 놈은 무서운 집념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한 바퀴를 리드한 것은 평가관이었다. 그리고 쾌적한 속도였다. 한 바퀴를 돈 시간은 정확히 50분. 10분을 쉬고 1시 5분에 다시 출발했다. 다음 바퀴는 약간 더 빨리 돌자는 평가관의 말과 함께. (이 썩을 평가관은 우리가 24시가 아니라 24시 5분에 출발했다는 것을 잊어버린게 틀림없었다. 사실 우린 이 페이스 대로면 완벽히 5시간 만에 완주하게 되는 거였다.)
출발한지 5분이나 지났을까. 난 선두에서 두 번째 행에 있었는데, 내 뒤에서 쇼트트랙의 호리병 기술을 사용하며 선두를 차지한 쥐알똥 만한 사내가 있었다. 누군가 했더니, 아까 그 하사놈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사령부 안에 위치한 71정비인가 나발인가의 덕분으로, 이 하사놈은 한 바퀴만으로 대략 코스를 완벽히 파악했다. 그리고 이미 초반에 떨어졌기 때문에 설렁설렁 하면서 비축한 체력과, 행군만이라도 대열의 첫 번째로 들어오고 싶다는 유치찬란한 집념 하나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이놈의 욕심은 평가관마저 자신의 뒤에 두고 싶었으며, 멍청한 평가관은 우리가 12kg의 군장을 메고 있고, 전날 아침 6시부터 생 쑈를 했다는 것을 망각한 채 녀석의 페이스에 말려 들었다.
중간 중간에 분명 한 두명씩 이런 생각을 했다. ‘저 놈을 앞지른 다음 천천히 가면 다 같이 쾌적한 속도로 갈 수 있겠지’라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한 놈들이 그 놈을 앞지르려 폭주를 하자, 그 놈은 따라잡히지 않으려 속도를 더 올렸다. 당연하지, 일치감치 떨어져서 체력이 남아도니까. 이 우둔한 중생들이 28명의 속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우리 모두 뛰고 있었다. 12kg짜리 군장을 메고.
두 번째 바퀴를 돌고 시간을 봤다. 1시 45분. 우리는 정확히 40분 만에 5Km를 ‘달렸다.’
미치겠군.
이제 녀석을 저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절벽으로 돌진하는 양떼 같았다. 오직 평가관 한 놈만 이 미친 돌진을 막을 수 있었다. 너무너무 고맙게도 이 평가관놈은 멍청했다.
모조리 씹어먹어 버리겠어. 망할 잡것들.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었을 때, 나와 같이 온 중위가 말했다. 행군 인원 13명(15명은 이미 달리다 지쳐 중도에 포기했다.) 중 유일한 합격자, 이 행군이 ‘평가’의 의미로 적용되는 유일한 사람이다.
“내가 선두다. 아무도 내 앞으로 나오지 마.”
5바퀴 째. 그 하사놈이 자꾸 중위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간다.
“야! 너 누구야, 내 앞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지!”
그 하사놈이 뒤로 기어 들어간다. 다행인가?
출발하고 10여분. 쾌적한 속도다. 몸이 만신창이인데, 천만 다행이다.
출발 뒤 20여분. 왠지 아까와 다를바가 없잖아. 뭐지 이 느낌은?
출 발 뒤 25분여, 시계를 보니 4바퀴째와 분이 같다. 빌어먹을, 초반 10분을 버린 것을 감안하면, 초반 10분 이후부터는 행군을 시작한 이후 최고의 속도인 셈이다. 아...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들 뇌가 근육으로 되어있나봐. 나와 같이 온 중위는, 초반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바로 옆에서 계속 깔짝거리는 하사놈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속도를 높이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자신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을 피로감으로 인해 깨닫자, 울컥해서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이 심정으로 뛰고 있는 거다. 육사가 괜히 육사가 아냐. 이 짓을 밥먹듯이 했을 터인데, 아 이 비벼먹을 하사놈이 끝까지 재를 뿌리는 구나. 네 놈 얼굴은 향 후 10년간 잊지 않겠다. 반드시 기억해두마.
5시에 행군이 끝나고, 육개장 한 사발(라면일세)과 샤워를 마친 후 대기병 생활관으로 왔다. 후우... 6시가 지났는데도 이 떨거지들은 쳐 자고 있다. 대략 24시간을 꼬박 뻘짓거리를 하고 이제 막 들어온 난 피곤이 용솟음치고 있는데 말이다. 아무도 깨울 생각을 않는다. 간부나 병이나 죄다 똑같은 놈들이다. 같이 나뒹굴고 있거든. 난 지금 쓰러지겠는데 말이야. 일치감치 떨어진 작것들이 뭐가 그리 피곤한거냐?
대충 귀찮아서 굴러다니는 매트리스를 하나 주워서 길바닥에 깔고 잠들었다. 그리고 2시간 후, 모든 일정이 끝이 났다.
난 말이야, 뭘 한 건지 알 수가 없구나.
제1군수지원 사령부(이하 1군지사)에서는 매 분기마다 한번씩 ‘특급 전투원’ 을 선발한다. 상급도 아니고 1급도 아닌 특급이니 만큼, 특급의 대우가 따르긴 한다. 모든 평가에 합격점을 받으면, 그 즉시 사령관 표창 및 메달과 함께 집으로 달려가게 된다. 확실한 것은 7박 8일 이상의 포상휴가가 주어진다는 것인데, 이게 9박 10일이라는 말도 있어서 분명하지가 않다.
여하튼, 본의 아니게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합격 기준이다. 2분의 시간이 주어지며 그 시간동안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각각 72개, 84개씩 해야만 한다. 내 경우는, 본디 러너로 출발했기 때문에 윗몸 일으키기에 대한 부담은 없다. 복근은 한계 이상으로 오래 달리면 자연스레 단련된다. 문제는 팔굽혀 펴기다. 난 10개만 하면 머리에 피가 쏠려서 못해먹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의 모든 체력 검정(학창시절이나 훈련소)에서 난 모두 특급점을 받아왔다. 그도 그럴것이 거기에서는 대충 팔만 깔짝깔짝 거리면 되는 것이니, 기본 체력이 충분한 나로서는 못 할 것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번엔 위기다. 1대1로 마크하는 부사관들이 정확한 자세가 아니면 카운트를 하지도 않거니와, 이미 겪어본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참모장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참모장 입장에서는 어떤 정해진 규정이라는 것이 없는 거다. 그냥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마음에 안들면 한마디 툭 던지는 거다.
“거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네가 몇 개를 했건, 자세가 좋았건 나빴건 관계 없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다. 넌 출발점으로 순간이동 해서 다시 시작하는 거다. 물론, 시간은 되돌려 주지 않는다. 네가 1분 50초가 남았건, 10초가 남았건, 넌 리셋된 그 순간의 시간만큼 남은 거다.
쉽지가 않았다. 취약 부분이던 팔굽혀 펴기를 5월 16일부터 매일 200개씩 했다.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아니, 가슴보다 삼두가 찢어질 것만 같다. 이런 빌어먹을. 아직도 울분이 남았다.
동 기중에 ‘특수 체육학과’인 녀석이 있다. 특공 무술만 7년을 한 이 놈은, 1분에 50개를 하고도 여유있다. 그래, 니놈들은 선택받은 겨, 난 짐승이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니눔이 농구공에 완수를 날려 손가락 연골이 터지지만 않았어도 니가 나갔어야 할 쌩 노가다를 왜 내가 하고 있냐는 말이다.
선택의 기회는 이미 박탈당했고, 그곳에서 난 한 방에 50개를 했다. 2분 중에서 40초 정도가 남은 것 같다. 난 22개만 더 하면 된다.
10개를 더 했다. 남은 건 12개. 팔이 정말 찢어질 것 같다. 3개씩, 2개씩, 덜덜덜덜 떨면서 올라왔다. 그렇게 70개.
남은 두 개는 이제 때려 죽여도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아수라, 팔굽혀 펴기는 패스다.
윗몸 일으키기는 자신 있다. 1분에 60개도 넘게 하던 나니까. 1분에 40개씩 2분 동안 하면 80개가 아닌가.
옘 병, 어깨를 붙이랜다. 팔꿈치가 몸 가운데로, 즉 누웠을 때 하늘로 몰린 상태에서는 어깨가 안으로 몰려서 바닥에 붙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깨를 붙이려 팔꿈치를 벌리면, 무릎을 찍기가 힘들다. 요컨대 내려갈 때는 팔을 벌리고, 올라올 때는 팔을 모아야 한다.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런 방식으로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속도를 내려고 바둥거리면, 허리가 들린다며 리셋된다. 결국, 정식 자세로는 80개를 넘기는 것이 정말 힘들게 되는 거다.
60개 정도 했을 무렵, 난 완벽한 시간 배분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난 처음과 같은 속도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고, 남은 시간도 충분하다고 생각 되었다. 그 때, 참모장이 말했다.
“이 놈, 개수에서 10개 빼버려.”
말은... 정말 쉽다. 뱉어버리면 그만이니까. 군대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죽어 있을지도 몰라. 난 침착했다. 그럼 92개를 해버리면 되는 거잖아.
80개를 했을 때, 이건 아니라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여기에서 더 움직일 수는 없다. 이제는 한계다. 아마 5개 정도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2개는 무리야. 이렇게 어이없이 떨어지는 건가? 조금, 분노했다.
2개를 더 해서 82개를 모두 채웠을 때, 난 이미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난 합격했는데, 옘병 재수가 옴 붙어서 떨어졌노라고. 그 때, 내 앞에서 카운트를 하던 하사가 말했다.
“자, 2개만 더!”
난 침착했다. 의미를 깨달았다. 이 양반은 내 자세에 문제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2개를 더 한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난 합격이구나. 2개 까짓거 시원하게 해주마.
2개를 더 하니 버저비터로 끝이 나 버렸다. 평가관에게 하사가 말했다.
“84개”
1.5km 는 전공이라고 생각하는 종목이다. 1등을 바라고 뛰지는 않는다. 내 앞에 아무도 없다면 첫 번째로 들어오는 것이고, 앞에 누군가 있다면 그 놈과 1, 2초 차이로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 100m 라면야 1초 사이에 수천여명이 있겠지만, 1.5km는 다르다. 그 1초 따위는 물마시다 늦었다고 얼버무리면 돼.
1.5km와 1,500m 의 차이는, 질주와 역주의 차이다. 그리고 난 질주를 할 수 있기를 바랬다.
특급 전투원 선발에 참여한 사람은 간부 11명을 포함해 총 84명. 42명이 한 조가 되어 1.5km를 뛰게 된다. 옘병 42명이라니. 마라톤이야?
출 발 소리와 함께, 한 명이 역주했다. 아니, 폭주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페이스는 무너진다. 다 같이 폭주하고 있다. 난 슬로우 스타터다. 그래도 나름 폭주 흉내라도 냈다. 반환점을 돌 무렵, 몸이 풀렸다. 그리고 호흡은 한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어차피 익숙한 느낌이었다. 이때부터는 질주했다. 1위 그룹과 8m 정도 차이. 이 정도면 격차는 5초 내외다. 버리자. 어차피 5분 44초 이내에 들어오면 합격이다. 순위는 기록되지 않는다. 합격과 불합격만이 가려질 뿐.
점심은 꼬리곰탕이었다.
오후는 생각지도 않았던 화생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MOPP 4단계를 8분 안에 모두 완료하는 것이 합격 기준이었다. 이따위 것, 전투력 측정 때 여유 있게 클리어 하지 않았던가. 문제는 운영용 창고에서 아무거나 하나 집어온 보호의에 단추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다. 빌어먹을.
화생방 보호의는 상의와 하의를 연결하는 똑딱이 단추가 허리쪽에 세 개가 있다. 이것을 똑딱똑딱 채워야만 어디가서 ‘나 보호의 좀 입었어’ 라며 거들먹거릴 수 있는 거다. 옘병할 단추가 가운데가 하나 없잖아. 등쪽에 달린 단추라, 보호의를 입을 때는 항상 손가락의 감각으로 단추를 채우게 된다. 이 망할 단추가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다. 다시 벗었다 입을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당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버저비터와 함께 동작을 완료했다. 물론 단추는 얼버무린 채로.
합격은 했다. 병주고 약주고군. 이건 운이 아냐. 애초에 병을 준 것도, 약을 준 것도 그놈이 그놈이거든.
두 번째 화생방 시험은, 알파 단계에서의 15초 이내 방독면 착용, 핵 공격 시 복지부동, 그리고 구술 평가였다.
알파 단계 역시, 목줄을 조여야 한다는 걸 깜빡해서 급하게 조이다가 방탄 턱 끈 잠그는 것을 잊어버렸다. 이게 복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목줄을 목에 빙빙 감다가 턱끈이 목줄에 껴서 꼭 잠긴 듯한 형상이 되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허무하게 끝날 뻔 했다. 구술이야 밥이 있는데, 대충 끼워 맞춰서 얼버무렸다. 그래서 또 합격.
주간 사격은, 입사호 10발, 엎드려 쏴 10발, 표적은 실거리에 랜담이었다. 후우. 사격이라면 독수리의 눈을 가진 내게 부담 없는 종목이다. 적어도 사로에 들어가기 전 까지는 그랬다.
서곡 사격장은, 이 망할 놈들이 제초작업을 하나도 안했다. 우거진 밀림 사이로 튀어나오는 국방색 표적. 어이가 없구나.
독수리의 눈을 가진 난, 100사로와 250사로를 모조리 정복했다. 그리고 200사로에서 좌절했다. 이 썩을 표적이 맞질 않는 거다. 처음 두 방은 정조준, 다음부터는 하?상?좌?우 1클리크씩 움직여서 겨냥해 한 발씩 쏴 봤는데 죄다 실패였다. 이건, 맞힐 도리가 없다. 어쩌면 맞았는데 안 넘어갔는지도 모른다.
금장은 18발, 은장은 16발, 난 14발이었다. 그것도 한 발은 기계 오류로 13발이 되어버렸다. 이런 썩을.
15발과 14발을 맞힌 놈들에게 재사격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놈들 중 2명이 18발과 17발을 쏴서 합격했다. 그 놈들 중 17발을 맞힌 놈은 체력검정에서 이미 떨어진 놈이었다.
야간사격은 당일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히 떨어진 위치에 있는 표적에 금장은 8발, 은장은 6발을 맞히면 되는 거였다. 훗. 난 이미 마음을 비웠지. 그리고 2발을 맞혔다. 18발을 맞혔던 녀석도 2발을 맞혔다.
84명 중, 나와 같이 갔던 우리 중대의 육사 출신 중위 한 명만 특급 전투원 금장을 달 수 있었다. 이 양반은 주간/야간 사격에서 각각 19발, 9발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나에게는 야간 사격에서 측정관이 자신의 친구라는 말도 덧붙였지만 말이다.
이제 행군인가.
난 이미 떨어졌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82명 역시. 이렇게 되면 행군은... 1명이서 하는 건가?
그들은 행군 인원을 만들기 위해 달콤한 제안을 제시했다. 이번에 합격한 과목은, 3/4분기에서 합격한 것으로 해주겠다는 것이다. 즉, 내 경우는 사격만 하면 되는 거다. 만약 이번에 행군을 해버린다면.
솔직히 행군, 걷기만 하면 된다. 예정된 거리는 25km. 식은 죽 먹기다.
그렇게 해서 28명이 꼬임에 넘어갔다.
규정된 군장의 무게는 12kg 이었다. 그리고 내 군장의 무게는 약 6kg 이었다. 그쪽에서 요구한 물품을 죄다 집어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도 절대 12kg이 나올 수 없는 물품들이다. 오히려 12kg이 넘게 나온 놈들이 수상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깐깐한 평가관들은 군장에 머리통 반만 한 짱돌을 집어넣었다. 이런 비벼먹을 놈들이...
군장 검사가 끝나고 우리가 출발한 시간은 24시 5분. 우린 대략 5시 까지 행군을 완료하면 된다는 평가관의 “계획”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행군은 1시간에 4km를 가니까, 이 경우에는 일반 보다 대략 3클리크 정도 빠르게 가면 되는 거였다. 코스는 사령부를 넓게 한 바퀴 도는 거였는데, 한 바퀴에 대략 5km 정도였다.
71정비 였던가, 상당히 단신인 나보다도 더 쥐알똥 만한 하사가 하나 있었다. 물론 이 놈은 이미 예전에 떨어진 놈이다. 체력 검정에서.
행군이 시작되자, 놈은 무서운 집념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한 바퀴를 리드한 것은 평가관이었다. 그리고 쾌적한 속도였다. 한 바퀴를 돈 시간은 정확히 50분. 10분을 쉬고 1시 5분에 다시 출발했다. 다음 바퀴는 약간 더 빨리 돌자는 평가관의 말과 함께. (이 썩을 평가관은 우리가 24시가 아니라 24시 5분에 출발했다는 것을 잊어버린게 틀림없었다. 사실 우린 이 페이스 대로면 완벽히 5시간 만에 완주하게 되는 거였다.)
출발한지 5분이나 지났을까. 난 선두에서 두 번째 행에 있었는데, 내 뒤에서 쇼트트랙의 호리병 기술을 사용하며 선두를 차지한 쥐알똥 만한 사내가 있었다. 누군가 했더니, 아까 그 하사놈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사령부 안에 위치한 71정비인가 나발인가의 덕분으로, 이 하사놈은 한 바퀴만으로 대략 코스를 완벽히 파악했다. 그리고 이미 초반에 떨어졌기 때문에 설렁설렁 하면서 비축한 체력과, 행군만이라도 대열의 첫 번째로 들어오고 싶다는 유치찬란한 집념 하나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이놈의 욕심은 평가관마저 자신의 뒤에 두고 싶었으며, 멍청한 평가관은 우리가 12kg의 군장을 메고 있고, 전날 아침 6시부터 생 쑈를 했다는 것을 망각한 채 녀석의 페이스에 말려 들었다.
중간 중간에 분명 한 두명씩 이런 생각을 했다. ‘저 놈을 앞지른 다음 천천히 가면 다 같이 쾌적한 속도로 갈 수 있겠지’라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한 놈들이 그 놈을 앞지르려 폭주를 하자, 그 놈은 따라잡히지 않으려 속도를 더 올렸다. 당연하지, 일치감치 떨어져서 체력이 남아도니까. 이 우둔한 중생들이 28명의 속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우리 모두 뛰고 있었다. 12kg짜리 군장을 메고.
두 번째 바퀴를 돌고 시간을 봤다. 1시 45분. 우리는 정확히 40분 만에 5Km를 ‘달렸다.’
미치겠군.
이제 녀석을 저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절벽으로 돌진하는 양떼 같았다. 오직 평가관 한 놈만 이 미친 돌진을 막을 수 있었다. 너무너무 고맙게도 이 평가관놈은 멍청했다.
“대열과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도 탈락으로 간주하겠다.”
모조리 씹어먹어 버리겠어. 망할 잡것들.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었을 때, 나와 같이 온 중위가 말했다. 행군 인원 13명(15명은 이미 달리다 지쳐 중도에 포기했다.) 중 유일한 합격자, 이 행군이 ‘평가’의 의미로 적용되는 유일한 사람이다.
“내가 선두다. 아무도 내 앞으로 나오지 마.”
5바퀴 째. 그 하사놈이 자꾸 중위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간다.
“야! 너 누구야, 내 앞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지!”
그 하사놈이 뒤로 기어 들어간다. 다행인가?
출발하고 10여분. 쾌적한 속도다. 몸이 만신창이인데, 천만 다행이다.
출발 뒤 20여분. 왠지 아까와 다를바가 없잖아. 뭐지 이 느낌은?
출 발 뒤 25분여, 시계를 보니 4바퀴째와 분이 같다. 빌어먹을, 초반 10분을 버린 것을 감안하면, 초반 10분 이후부터는 행군을 시작한 이후 최고의 속도인 셈이다. 아...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들 뇌가 근육으로 되어있나봐. 나와 같이 온 중위는, 초반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바로 옆에서 계속 깔짝거리는 하사놈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속도를 높이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자신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을 피로감으로 인해 깨닫자, 울컥해서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이 심정으로 뛰고 있는 거다. 육사가 괜히 육사가 아냐. 이 짓을 밥먹듯이 했을 터인데, 아 이 비벼먹을 하사놈이 끝까지 재를 뿌리는 구나. 네 놈 얼굴은 향 후 10년간 잊지 않겠다. 반드시 기억해두마.
5시에 행군이 끝나고, 육개장 한 사발(라면일세)과 샤워를 마친 후 대기병 생활관으로 왔다. 후우... 6시가 지났는데도 이 떨거지들은 쳐 자고 있다. 대략 24시간을 꼬박 뻘짓거리를 하고 이제 막 들어온 난 피곤이 용솟음치고 있는데 말이다. 아무도 깨울 생각을 않는다. 간부나 병이나 죄다 똑같은 놈들이다. 같이 나뒹굴고 있거든. 난 지금 쓰러지겠는데 말이야. 일치감치 떨어진 작것들이 뭐가 그리 피곤한거냐?
대충 귀찮아서 굴러다니는 매트리스를 하나 주워서 길바닥에 깔고 잠들었다. 그리고 2시간 후, 모든 일정이 끝이 났다.
난 말이야, 뭘 한 건지 알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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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쓴 글이, 내가 모르는 곳에,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인용되고 싸질러지는 것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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