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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관심사/수집 2004/11/01 18:57
음반에 미쳐 있었을 때에는 배고픈 적이 없었다. 쌓여 있는 음반을 보면 뿌듯했고 행여나 CD에 흠집이라도 갈까 CD 플레이어에 닿는 부분 (CD 중앙의 홈) 에 얇은 테잎까지 붙일 지경이었다.

MTV 와 함께 살았고 월드 팝스 같은 프로그램은 정말 최고의 프로그램 이었다. 아직도 VJ 의 얼굴이 떠오른다.

난 조금 더 많은 나라의 곡을 듣고 싶었고, 보잘것 없는 타이틀곡을 발표한 가수라도 그 가수의 앨범에 숨어 있는 보석같은 곡들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한 곡이라도 좋은 곡이 있는 앨범이라면 기꺼이 사 줬다.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수입 음반과 국내 음반의 차이는 분명 존재했고 (MP3 와 음반의 음질 차이는 이론적으로는 없지만 구분할 수 있는 것 처럼) 난 차이가 있건 없건 수입 음반을 샀다. 이유는 간단했다. 앨범 전체를 모두 티끌 하나 놓치지 않고 들어 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가격은 비싸지만 보다 불량이 나올 확률이 적은 수입 음반을 택했다.



어쩌다 보니 앨범은 미쳐 들어보지도 못한채 팔아버렸고, 생각보다 엄청난 돈이 생겨버렸다. 내가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 부었던가 할 정도로.

그러다가 DVD 가 출시되었다.
난 아직까지 DVD 플레이어도, DVD 롬도 없다. 그럼에도 영화 DVD가 '조금' 있다. (심지어 개봉도 하지 않은 것들이 10여편이나 된다.)

어쩌다가 DVD 를 사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모든 일을 변명 거리부터 마련해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 이 녀석들은 음반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음반이 숨은 그림 찾기였다면 DVD는 명화였다. 이 평균 2장 꼴랑 들어있는 디스크만 있으면 난 종합 예술품 하나를 완전히 가질 수 있게 된다.



DVD 와 음반은 중대한 차이가 있는데, 바로 소리이다.
두 가지 모두 소리를 내지만 하나는 많아야 2개에 불과한 소리를 내는 반면 다른 하나는 지 멋대로 소리의 개수를 조절할 수 있다.

스피커는 2.1 채널 이상부터 항상 우퍼와 분리되어 버리는데, 난 항상 이것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 우퍼는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그래서 난 지금 꽤나 클래식한 우퍼와 스피커가 함께 붙은 스피커를 사고 싶다. 나무 재질이 아니지만 나무 무늬가 '그려져'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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